근육을 키우는 데 있어 유산소 운동은 도움이 될까요, 방해가 될까요? 단순히 “벌크업할 땐 유산소 하지 마라”는 말은 오래된 통념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적절한 유산소는 근육 성장 환경을 도와줄 수 있지만, 비율과 강도가 핵심입니다. 이 글에서는 운동생리학 관점에서 근육 증가에 최적화된 유산소 비율, 호르몬 변화, 대사 반응까지 구체적으로 분석합니다.
운동생리: 근육과 유산소는 상충하는가?
근육 증가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에게 유산소 운동은 종종 ‘근손실을 유발하는 적’처럼 인식되곤 합니다. 하지만 이것은 지나치게 단순화된 시각입니다. 실제로 유산소 운동은 심폐 기능을 향상시키고, 혈액순환을 개선하며, 회복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매우 유익합니다. 이러한 요소는 근력운동 성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운동생리학적으로 보면, 유산소 운동은 근섬유 중 지근(slow-twitch fibers)를 강화하며, 이는 지구력을 담당합니다. 반면 근력운동은 속근(fast-twitch fibers)를 자극해 근비대를 유도합니다. 두 운동은 사용하는 에너지 시스템도 다르고, 자극하는 근육 섬유도 다르기 때문에 적절히 병행하면 상호 보완 효과를 낼 수 있습니다.
단, 유산소 운동의 강도와 빈도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과도한 유산소는 코르티솔 수치를 높이고, 단백질 분해를 촉진시켜 근육 성장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얼마나, 어떻게’ 하느냐가 핵심입니다.
호르몬: 코르티솔과 테스토스테론의 균형이 핵심
근육 성장에 있어 호르몬의 역할은 절대적입니다. 대표적으로 테스토스테론, 성장호르몬, 인슐린은 단백질 합성을 촉진하고, 근육 회복과 성장을 유도합니다. 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은 단백질 분해를 촉진해 근손실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장시간 유산소 운동이 코르티솔 수치를 높인다는 점입니다. 특히 공복 유산소나 1시간 이상 지속되는 고강도 유산소는 근육 성장에 필요한 호르몬 환경을 무너뜨릴 수 있습니다.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떨어지고, 코르티솔은 상승하는 환경에서는 근육이 자라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적절한 유산소는 오히려 호르몬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20~30분 정도의 저강도 유산소는 지방 연소와 대사 활성화,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을 주며, 체지방률이 낮아질수록 테스토스테론 분비가 더 활발해지는 경향도 있습니다. 즉, 근육 증가를 위해선 유산소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조율’해야 합니다.
대사전환: 유산소 비율의 최적값은 얼마일까?
근육을 키우기 위한 유산소 비율은 개인의 체형, 대사능력, 목표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제안되는 안전한 기준은 주 3회 이하, 20~30분 정도의 저강도 유산소입니다. 이 정도면 심폐기능과 회복을 도우면서도 근육 성장을 방해하지 않습니다.
특히 웨이트 트레이닝 후 유산소를 병행하는 방식은 에프터번 효과(EPOC)를 활용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고강도 근력운동 이후 가벼운 유산소를 덧붙이면 지방 연소는 촉진되며, 체내 대사전환은 빠르게 일어납니다. 단, 웨이트 전 고강도 유산소는 오히려 에너지 소모가 커져 근력운동 퍼포먼스를 저하시킬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또한 벌크 시즌과 컷팅 시즌에 따라 유산소 비율을 조절하는 전략도 유효합니다. 벌크업 단계에서는 주 2회, 20분 정도로 유지하고, 체지방을 줄이고 싶을 땐 주 4회 이상으로 늘리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중요한 것은 유산소를 단순히 ‘덜 하는 것’이 아니라, ‘시기와 목적에 맞게 활용하는 것’입니다.
결론: 근육과 유산소는 함께 갈 수 있다
근육 증가에 유산소 운동이 반드시 해로운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올바른 비율과 방식으로 병행한다면 대사 활성화, 회복력 증진, 지방률 관리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핵심은 강도와 시간 조절, 그리고 웨이트와의 조합입니다. 주 2~3회/30분, 저강도 유산소로 시작해보고, 자신의 몸에 맞게 점진적으로 조율해보세요. 근육과 유산소는 적이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입니다.